시즌1_133일차(파키스탄4일차/20160924, 토) 여행1_심샬마을 거닐기 1차

시즌1_133일차(파키스탄4일차/20160924, 토) 여행1_심샬마을 거닐기 1차

파키스탄 북부 심샬마을 2일차다.

새벽 05:36분에 깼다가 다시 잠들었더니
06:40분이다. 새벽 아침햇살이 심샬마을 지붕들 위로 스며들고 있었다. 
부랴부랴 잭 울프스킨 소형백팩과 DSLR 카메라를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. 심샬마을 새벽의 첫 햇살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.

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새벽녘 심샬마을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았다.
서너 명 보이는 아이들. 이곳 아이들은 수줍음이 장난 아니다. 집 문밖에 서있다가 눈이 마주치면 어느 샌가 잽싸게 안으로 사라져 버린다. 

살구나무가 여기저기 많다. 하지만 살구철은 이미 끝물이었다. 이미 살구 수확을 거의 다 마친 상태다. 다만 작은 살구 열매를 맺는 토종 살구나무에만 드문드문 살구가 매달려 있었다. 

여기저기 거닐다가 만나게 된 집 뒷 뜨락에 서있는 살구나무 두세그루에 아직 살구가 달려있었다. 파키스탄에 오면 이곳 살구맛을 꼭 못봐야한다는 말을 책에서 읽고 사람들에게 들었다. 염치불구하고 집 주인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손자락이 뻗치는 위치에 있는 살구를 따서 먹었다. 파키스탄 북부지역의 살구맛을 더 이상 말하면 무엇하랴. 타지키스탄 와칸계곡 랑가르에서 맛본 금살구만큼의 감격은 아니었지만 오묘한 맛은 범상치 않았다. 예비용으로 몇 개는 모아서 비닐봉지에 고히 보관해서 가지고 다니면서 먹었더랬다. 험한 파키스탄 여행에서 현지과일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큰 위안이 된다. 사과와 살구가 제철인 계절에 파키스탄을 여행하는 것도 아주 좋은 선택이다.

▲ 심샬마을 살구


▲ 파키스탄이나 타지키스탄 살구는 3~4일이 지나도 잘 썩지 않는다.


▲ 파키스탄이나 타지키스탄 살구는 3~4일이 지나도 잘 썩지 않는다.



밀은 대부분 이미 베어서 묶어서 세워둔 상태다. 밀이 제철일 때 이곳 풍경이 장관이라는데... 아쉽다.
시계반대방향으로 걸어서 언덕에 올라서 심샬마을 전체를 카메라에 담았다.

▲ 심샬마을 전경


08:30분에야 Sifat guesthouse에 돌아왔다. 주인장 파르만 울라씨와 07:30분에 아침식사 약속을 했는데 사진을 찍다보니 한시간이나 늦어 08:30분께에야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 것이다. 이때까지 파르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. 이렇게 60~80대 파키스탄 이슬람 노인분들은 그냥 삶과 생활 자체가 신실한 사람들이다. (하지만 3박 후에 심샬마을을 빠져나오는 지프차 안에서 깨닫게 된 것은 이곳의 젊은이들은 이제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. 험로를 벗어나 파수 쪽으로 나오면서 그들은 이제 휴대폰을 켜서 신호를 잡고 외부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.)

뿌라다 한개에 달걀 네개+파키스탄 짜이로 아침식사를 했다. 2박 3일 동안 게스트하우스에 투숙객이 나 혼자였다. 그래서 파르만 울라씨가 옆에서 프라다와 달걀을 튀기고 짜이를 끓여서 옆에 앉아있는 나에게 건네주고 나갔다.




▲ 좌측 프라다, 가운데 짜이와 달걀 프라이


아침식사 후에 게스트하우스 옥상에 잠시 올라갔고 사진을 찍고... 마을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누고... 내려와서 자한기르를 만나고... 빨래를 하고 널고, 지금 담배를 피우며 똥을 누고 있다.

▲ 파르만 울라씨 부인과 손자


부인은 햇살좋은 오전에 감자를 칼로 쪼개서 씻고 있었다. 

손자녀석은 낯선 이방인이 너무 무섭고 수줍은지 뒤걸음치다가 빙그시 웃고 갑자기 놀라고 시시각각 변해서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었다.



▲ 하이엔드 소니 똑딱이의 노출 관용도가 이 모양이다. 하늘구름이 날라간다.


▲ 현관문을 열어두고 다녀도 누가 뭐 훔쳐갈 것 같지 않은데도 파르만 울라씨는 현관문을 꼭 잠그고 다니라고 신신당부했다. 왜?


# 전반적인 심샬마을의 인상
은둔의 땅이었지만 지금은 전기도 들어오고(내년쯤이면 대형 송전선이 또 들어올 예정이라고 한다)
(독일의 지원으로) 대규모 태양광 시설도 이미 들어와 있고 대형 경운기, 트랙터도 간혹 보인다. 몇년만 더 지나면 금방 개발이 이루어질 형국이다.

뭐랄까? 주변을 둘러싼 산세는 심샬마을이 파수마을보다 임팩트가 적다. 마을과 마을 주변은 다른 유명한 곳보다 임팩트가 작다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. 파수 인(Passu INN)의 주인장 아크바르 아저씨가 왜 심샬마을에 대해 저평가를 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. 생각한 것보다는 이젠 오지마을(village of remote area)이라는 이미지를 많이 벗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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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unnyjeff

Hasta La Victoria Siempr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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